여러분, 혹시 수업 시간에 📄쪽지를 돌려본 경험이 있나요? 저는 중학교 시절, 점심 시간에 학교를 탈출하자는 쪽지를 친구에게 전달하다 선생님께 된통 혼이 났던 적이 있어요. 쪽지를 돌렸다는 사실 때문에 혼나고, 쪽지 내용 때문에 한 번 더 혼났었죠😜

그러면서 저는 생각했어요. 쪽지 내용을 암호화 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이렇듯 우리는 ‘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을 생각할 때, ‘암호’를 가장 먼저 떠올려요. 실제로 정보 보안과 암호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고요. 오늘은 정보 보안에서의 암호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예시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영우는 준호에게 쪽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그런데 영우와 준호 사이에는 민우가 앉아있어서, 영우의 쪽지가 준호에게 전달되려면 반드시 민우를 거쳐야 해요. 하지만 영우는 민우에게 쪽지의 내용을 들키지 않기를 원하죠. 이런 상황에서 암호를 활용한다면 민우에게 들키지 않고 내용을 전할 수 있어요.

이처럼,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내용, 즉 평문을 아무나 알아볼 수 없는 ‘암호문’으로 바꾸는 과정을 바로 ‘암호화’라고 해요.

암호화란 메시지의 존재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의 의미를 감추는 거예요. 영우가 쪽지를 주머니에 몰래 숨겨 전달했다면 그것은 암호화라고 할 수 없죠. 민우가 쪽지를 펼쳐보더라도 정보를 이해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해요.

쪽지가 성공적으로 암호화되어 준호에게 전달되었다고 하더라도, 준호가 쪽지를 읽을 수 없다면 암호화는 아무 의미 없어져요. 암호문을 다시 평문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하죠. 이 과정을 ‘복호화’ 라고 해요.

그렇다면 암호화와 복호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걸까요? 암호화는 ‘암호화 알고리즘’과 ‘키(key)’를 통해서, 복호화는 ‘복호화 알고리즘’과 ‘키(key)’를 통해서 이루어져요.

‘암호화/복호화 알고리즘’이란 평문을 암호화하고 복호화하는 일종의 규칙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키(key)’는 현실 세계에서의 열쇠와 달리, 암호화/복호화 알고리즘이 수행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일련의 값을 말해요. 매우 길게 나열된 숫자열의 형태를 가지고 있죠. 온갖 방법을 써서 복호화 알고리즘을 알아내더라도 키를 모른다먄 절대 암호를 해석할 수 없어요.

그럼 이제 영우의 쪽지가 암호화/복호화 되는 과정을 그림으로 살펴볼게요!

영우의 쪽지는 암호화 알고리즘과 암호화 키를 통해 암호화될 수 있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암호화 쪽지는 복호화 알고리즘과 복호화 키를 모두 알고 있는 사람만이 해석할 수 있죠. 알고리즘과 키, 둘 모두를 모르는 민우는 절대 쪽지를 해석할 수 없어요. 쪽지는 준호에게 안전하게 전달되겠네요!

암호의 두 가지 종류 🕹️

암호는 키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돼요. 암호화 키와 복호화 키가 동일하다면 대칭키 암호, 서로 다르다면 비대칭 키 암호라고 하죠.

대칭 키 암호 👯‍♀️

영우의 쪽지가 대칭 키를 통해 암호화되었다면, 복호화 할 때에도 똑같은 키가 필요해요. 대칭 키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절대 쪽지를 읽을 수 없는 것이죠. 따라서, 준호가 쪽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영우와 똑같은 키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이때, 영우는 준호에게 암호화된 쪽지를 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암호화할 때 사용한 키도 안전하게 전달해야 해요. 만약 키를 쪽지와 함께 보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분명 민우가 중간에서 암호를 해독해버릴 거예요. 키를 안전하게 전달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이처럼 대칭 키 암호는 키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복호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하지만, 키를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해요.

영우는 공개 키 저장소에 들어가 준호의 공개 키를 알아냈어요. 그 후 준호의 공개 키로 쪽지를 암호화하죠. 이렇게 암호화된 쪽지는 준호의 개인 키로만 복호화할 수 있어요. 준호의 개인 키가 유출되지 않는 이상 준호 외에는 아무도 쪽지를 해독할 수 없죠. 심지어 암호화한 당사자인 영우도 말이에요.

대칭 키 방식과는 달리 영우는 준호에게 복호화에 쓸 키를 따로 전달할 필요가 없어요. 복호화할 수 있는 준호의 개인 키는 이미 준호에게 있으니까요.

비대칭 키 암호는 암호문만 간편하게 전달하면 된다는 데에 장점이 있어요. 또한 송신자가 수신자의 공개 키를 바탕으로 암호문을 제작하기 때문에, 수신자 입장에서는 여러 개의 키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죠. 그저 개인 키만 소중히 보관하면 되는 거예요.

이렇듯 비대칭 키 암호의 장점은 높은 보안성에 있어요. 하지만, 대칭 키 암호에 비해 암호화/복호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도 존재하죠.

전자 서명 🖋️

사실, 비대칭 키 암호화는 정보를 보호하는 용도 외의 다른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어요. 공개 키로 암호화하고 개인 키로 복호화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개인 키로 암호화하고 공개 키로 복호화하는 것이죠.

영우가 준호에게 줄 쪽지를 자신의 개인 키로 암호화하는 경우를 살펴볼게요. 이렇게 만들어진 암호문은 누구나 복호화할 수 있을 거예요. 왜냐면 복호화할 때 쓰일 영우의 공개 키는 모두에게 공개되어 있으니까요. ‘누구나 복호화할 수 있는’ 암호화, 대체 왜 하는 걸까요?

바로 쪽지의 송신인이 영우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예요. 만약 어떤 쪽지가 영우의 공개 키로 복호화 된다면, 그 쪽지는 영우가 보낸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죠. 이런 식의 증명 방식이 바로 전자 서명의 원리에요.

어떤 행위가 본인이 한 행위임을 증명해야 할 때, 현실 세계에서는 어떻게 하죠? 도장을 찍거나 서명을 할 거예요. 그렇다면 컴퓨터 세계에서는요? 컴퓨터 세계에서 도장과 서명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전자 서명이에요.

자신이 서명한 문서에 자신의 개인 키로 암호화된 정보를 첨부함으로써, 서명자가 자신임을 증명할 수 있어요. 첨부된 정보는 서명자의 공개 키를 통해서만 복호화되기 때문이죠.

마무리

오늘은 암호의 정의와 과정, 두 가지 종류의 암호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암호의 느낌과는 조금 달랐을 거예요. 이번 시간에는 원리적인 내용들이 주로 담긴 듯 해요. 다음 시간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실제 암호들을 소개할게요! 대칭 키 암호와 비대칭 키 암호가 어디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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